우리에겐 이미 본명보다 극중배역 이름으로 더 익숙해진 배우, 김명민.
MBC 스페셜을 통해 본 그는 생각보다 더 멋있었고 천상 배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내사랑 내곁에]에서 그가 맡은 역은 루게릭을 앓는 서른두살 백종우였다.
왼손과 왼쪽발이 마비상태인 종우를 표현하기 위해 아주 사소한 소품하나까지 캐릭터의 리얼리티(사실성)을 고려해서
하나하나 챙기는 모습은 그가 얼마나 성실한 연기자이고 철저한 배우인지를 알 수 있었다.
쉬는날에도 시놉시스를 놓지않는 모습도 그러했다. 어쩌면 저렇게까지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의 일상은 종우의 연속이였다. 김명민이 아닌 백종우 그대로였다. 놀람의 연속이였다.
이런 김명민의 모습은 이번뿐만 아니였다. [하얀거탑]의 장준혁 또한 그랬었다.
바로 그가 죽기직전 아침에 신문을 펼쳐보고 있는 장면인데, 극중 장준혁은 이미 간성혼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그는 한쪽손으로는 신문을 잡지않고 있었다. 그것으로 통해 장준혁이 물체에 대한 감각이 없다는것을 나타낸 것이다.
시청자 혹은 연출진마저 놓칠 수 있는 그런 작은 부분까지 오롯이 그 스스로 장준혁이 되어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다.
디테일의 리얼리티에 대해 그는 그것은 '배우의 몫'이라고 말하였다. 써놓은 대로만하면 캐릭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그가 얼마만큼이나 극중 인물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하는지 이런부분을 통해 짐작 할 수 있었다.
- 이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지, 많은 연기자들이 깨달았으면 한다. -
그리고 또하나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그는 연출진의 조명팀 막내의 이름까지 다 외우고 있었다.
요즘 기사를 보면 종종 스탭을 위해 물질적인 선물을 하는 배우들의 기사가 아주 훈훈하게 거명된다.
물론 그러한 방법도 있겠지만, 배우가 모든 스탭의 이름을 외우고 불러준다는것 쉬워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배려하고 있었다.
14년이라는 긴 무명시간과 함께한 현장이 스탭들에게 진정한 배려의 표현의 방식을 만들어 준것은 아닐련지.
(사진출처: OSEN)
장준혁은 '수술', 강마에는 '지휘', 백종우는 '그의 몸'이 바로 그 자체의 연기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이 무식하게 연기한다고 표현하지만 그런 그의 지독한 훈련과 연구, 연습이라는 노력이 있기에
브라운관 혹은 스크린으로 만나는 그는 김명민으로 기억되기 보다는 극중인물로 기억될 수 있었다.
아직 [내사랑 내곁에]의 백종우는 어떤 모습일지 모른다. 하지만 난 믿는다.
김명민이란 성실하고 부지런한 배우이기에 그가 보일 그만의 백종우의 모습이 기대된다.
+) 그리고 그를 보면서 참 느끼는게 많았다. 한분야에서 최고의 자리보다는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모습이 진정 아름답다고.
최고의 자리는 언젠가 그 자리를 또 다른 누군가에서 물러주고 나와야 되지만
그에반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면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나 스스로에게 대견함을 느낄 수 있지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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